2025 모두예술주간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2020년 시작된 ‘무장애예술주간(No Limits in Seoul)’의 연장선에서, 2023년부터 모두예술극장의 개관과 더불어 장애예술 담론 플랫폼 ‘모두예술주간’을 새롭게 선보였다. 올해 모두예술주간은 포용의 시선으로 장애와 비장애, 제도와 실천의 대화를 탐구한다. 동아시아 포럼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홍콩 포함),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포용적 예술의 흐름을 공유하고, 마스터클래스와 워크숍, 창작과정 공유회 등을 통해 현장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선 모두예술주간이 장애예술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결실을 맺어가길 기원하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지켜내려는 치열한 도전정신을 표방하는 장애예술을 통해 장애를 넘어 상호포용적 협업, 존중과 겸손의 미덕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2025 모두예술주간
프로그램
기획의 글
이따금씩 만나는 뛰어난 장애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면 감동을 넘어서 일종의 아이러니한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잘 빌드업되고 설득력 있는 궤적에서 벗어난 일종의 충격적이고 불가사의한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만든 작품의 표현방식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의구심에 가까운 감정이며 이러한 장애예술이 유난히 희귀하다는 것입니다. 가장 개연성 높은 사유는 기존의 장르의 문법과 체계에 순응해서는 장애인이 겪어온 삶의 독창성을 고유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전체가 실상은 장애예술가에게는 순응을 강요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오롯이 드러내는 지성과 열정을 간직해내는 일은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삶의 게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예술적 세계관에 절여진 정책과 제도의 룰을 지켜야하는 기관과 시스템이 장애예술가를 육성하는 일은 사실상 자기모순적 행위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포용적 예술을 확대하고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강화하는 일은 비장애인의 오만함과 무지를 벗어나 존중과 겸손의 미덕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함께 하고자 하는 인식론적 연대의 토양을 다져가다보면 비대칭적 관계의 진상이 걷혀지기 시작할 것이고, 위선없는 경험과 시간의 축적은 장애예술 작품이 더 이상 혜성처럼 우연히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자라나는 곡식과 같이 결실의 산물로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
이번 모두예술주간의 프로그램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대화, 앙시앙레짐(기존체제)과 누보레짐의 모색이라는 전제하에서 포용적 예술의 경험과 실천을 살펴보고자 마련하였습니다. ‘장애인문화예술 동아시아 포럼’에서는 한·중·일·싱가포르 등에서 동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포용적 예술의 현장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2020년 이른 바 ‘장애예술인 지원법’을 통해 우리는 장애인예술의 성장을 추동해왔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근대화의 과정과 문화적 서사를 써온 동아시아 국가들이 포용적 예술에 있어서만큼은 놀랍게도 유사한 시도와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각 사례는 제도, 정책, 축제, 기관, 예술단체 등 서로 다른 구현형식과 방식을 통해 장애예술과 포용적 예술의 의존적이면서도 상보적인 실루엣을 드러내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창작에서의 포용적 접근을 심화하는 프로그램들과 ‘공연 접근성 실무 A to Z’ 워크숍은 실질적인 정보와 체험을 원하는 분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것입니다. 다소 직설적인 타이틀로 제시된 ‘장애예술 창작 방법 개발 마스터클래스’와 ‘창작의 원동력을 불러일으키기’ 워크숍은 숙련되고 세심한 전문가들과의 문답식 토론과 워크샵을 통해 비장애인의 세계에 무뎌지고 길들여진 경험과 감각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자기 표현에 적합한 목소리와 음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신경다양적으로 움직이기: ‹야호야호 Echoing Dance› 프랙티스 워크숍’은 지난 1년간 세심하게 발전시켜 온 신경다양성 어린이를 위한 무용공연과 워크샵 창작과정을 통해 발견한 비언어적 교감과 소통의 새로운 예술적 영토를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공연 접근성 실무 A to Z’ 워크숍은 모두예술극장이 개관 후 지난 2년간 선보여온 다양한 공연기획과 제작을 통해 축적한 접근성 업무경험를 기획·홍보·공연장 운영·무대기술 등의 직무로 나누어 일선 현장의 실무자들과 교류하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
불과 수년 전에 장애예술, 포용적 예술의 개념조차 생경해하며 허우적대던 미숙한 모습에서 이제 포용적 공연제작 방법의 뼈대를 세워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장애의 유형마다 겪어내는 삶이 얼마나 다른 경험과 고유한 공동체를 빚어내는지 하나하나 배워가고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갓 유아기를 벗어나 성장기에 진입하려는 모두예술주간에 따뜻한 눈길을 가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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